성범죄 학교폭력 억울하게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경우라면

자녀가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라는 통보를 받게 되면 학부모 입장에서는 매우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데요.

내 아이가 성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충격뿐만 아니라, 만약 진짜 가해자로 판명된다면 성폭력 범죄행위로 인해 아이가 받게 될 징계나 형사처벌 등이 걱정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폭력 가해학생으로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성폭력 행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억울하게 성폭력 가해학생으로 오해받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친구끼리 서로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아무런 고의 없이 실수로 남학생이 여학생의 신체에 접촉하게 되었는데 그 여학생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신고한 경우,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나 기타 성적인 신체 접촉을 했음에도 이후 갑자기 돌변하여 성폭력이라고 신고한 경우 등 억울하게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는 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근래에는 단순히 어떤 학생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에서 전혀 없는 사실을 지어내 성폭력 범죄를 신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잘못이 없으니 괜찮겠지’, ‘학교나 교육청에서 알아서 잘 처리해 주겠지’, ‘경찰관이 조사해보고 잘 판단해 주겠지’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성폭력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 자칫하면 학폭위에서 높은 수위의 선도조치를 받을 수 있고, 심지어 경찰·검찰 수사를 받아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학교폭력, 그 중에서도 성폭력 가해학생으로 신고된 경우에는 다른 학교폭력의 경우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학교폭력의 경우, 경미한 사안이고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정한 요건이 갖춰졌다면 학교장 선에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학교에서 자체 종결이 가능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피해학생 측이 별도로 경찰에 고소하지 않는다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의 심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즉 선도조치를 받는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성범죄와 관련된 학교폭력의 경우에는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 측은 이를 수사기관에 반드시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

또한 성 관련 학교폭력의 경우, 피해학생 측에서 적극적으로 경찰에 고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학교폭력 사건 중 성폭력 사안은 대부분 형사사건으로 입건되어 수사가 진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처럼 학교 내 성폭력의 경우 학폭위와 형사사건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에, 가해학생 측에서는 두 절차에 모두 대처하셔야 하는데요.

학폭위 심의와 형사 재판은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제도의 취지, 목적, 절차, 판단 기준, 처분에 따르는 법적 효과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조사가 끝나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개최되어 가해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내릴지 심의하는데요.

이때 주의할 점은 학폭위의 심의는 법원의 형사 재판만큼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형사 재판의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에 의해 법관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을 얻었을 경우에 비로소 유죄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반면 학폭위 심의의 경우 관련 자료들과 전후 사정을 고려하여 학교폭력이 일어났다고 볼만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정도면, 가해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의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성폭력 사건의 경우 공개되지 않은 공간에서 둘만 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목격자를 찾기 어렵고, 객관적인 물적 증거 또한 확보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학폭위는 보고서에 기재된 당사자의 주관적인 진술에 주로 의존해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억울하게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려 학폭위 조치를 받지 않으려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모으고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적·법리적 주장을 명확히 정리해서 학폭위원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학교폭력 중 성폭력 사건의 경우 대부분 입건되어 형사사건 절차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학폭위에서 성폭력 사실이 인정되어 선도 조치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가해학생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선도 조치는 학생을 지도하여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인 반면, 형사처벌은 범죄행위를 벌하여 공동체를 수호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서로 제도의 취지가 다릅니다.

따라서 형사처벌은 학폭의 심의에 의한 선도 조치와는 그 적용 범위, 요구되는 입증의 정도 등에서 서로 차이가 있는데요.

만약 가해학생의 행위가 단순히 성희롱 수준에 그치는 것이라면 학교폭력에는 해당할 수 있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달리 가해학생의 행위가 성추행, 성폭행 등 성범죄에 해당한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데요.

다만,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형사 재판에서는 학폭위에 비해 범죄사실 인정에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학폭위에서 학교폭력 가해행위가 인정되어 조치를 받았더라도, 형사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김두한 변호사 (법무법인 제헌 파트너 변호사)

이 혼(위자료, 재산분할, 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 등) 학교폭력(학폭위,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 형사, 고소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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